고심끝에 결정한 우리의 장가계 패키지 여행은 모두투어의 상품이었다. 항상 자유여행만으로 해외여행을 갔었는데 중국은 아무래도 비자문제도 있고 치안도 불안해서 패키지를 선택했는데 여행을 다녀오고보니 노쇼핑 노옵션 노팁 상품이었어서 그런지 잘한 선택 같다.
대구공항 출발
우리는 수요일 오전 출발에 일요일 오후에 도착을 하는 4박5일의 일정이었다. 대구공항에서 11시 10분 출발하는거라 모두투어 미팅장소까지 7시 50분까지 모이라는 연락을 사전에 받았다. 집합 장소는 대구공항 2층인데 2층에 올라가면 많은 패키지 관광객이 모여있고 한켠에 여행사마다 구역을 나눠서 미팅데스크가 있다. 우리는 모두투어 데스크로가서 설명을 들었고 수화물 맡기고 수속을 하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비자를 발급해야 하는 중국여행이다보니 비자에 대한 설명도 들었는데 우리는 우리가족끼리만 단체비자가 발급되어서 다른 분들이랑 함께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좋았다.
같은 모두투어라고 해도 어떤 패키지를 선택했느냐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 보였는데 대구에서 출발하는 다른 패키지 팀들은 주로 블루베이 호텔을 이용하는것 같았고 우리만 청화금강호텔을 이용하는것 같았다. 패키지 가격에 따라서 식사나 호텔의 성급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여행사를 통해서 들었는데 '아 바로이거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푸드코트에는 생각보다 많은 메뉴가 있어서 엄빠는 전복죽으로 속을 든든하게 하고 동생이랑 나는 햄버거로 속을 든든하게 했다.
수속하고 수화물 맡기고 얼른 면세구역으로 들어가서 구경하면서 대기하기. 대구공항 면세점은 아주 작기로 유명해서 볼만한 물건들이 거의 없었는데 유독 술에 관심이 많은 나는 주류 가격을 꼼꼼하게 스캔을 했다. 종류가 많지는 않았지만 요즘 핫한 조니워커블루라벨도 있었고 로얄살루트, 발렌타인도 21년과 17년이 있었다. 할인을 하고 있는 주류들은 욕심나긴 했지만 가는길에 캐리어가 이미 가득차서 그만!
담배도 기본 종류들은 있어서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었다. 주류는 가격대가 좀 나가다 보니 면세점에서는 담배를 사는 어르신들이 좀 보였다.
난 신랑에게 선물로 주려고 조니워커블루를 미리 인터넷면세점으로 주문을 해뒀는데 워낙 장가계 코스는 어른신들이 많이 가는 코스다보니 온라인 사전구매를 해두시는 분들이 없어서 주문건 수령도 오분도 안되서 끝났다. 산거라고는 조니워커블루 하나랑 작은 악세사리인데 과대포장이라고 할 만큼 안전하게 포장이 되어 있었다. 포장은 안전했지만 너무 부피가 커서 오히려 난감할 정도.
우리는 패키지로 진행을 한데다 일찍 도착을 해서 상대적으로 앞좌석을 배정받을 수 있어서 8열 쯤이었다. 뒤쪽으로 살펴보니 중간중간 빈자리가 보인걸 보니 모든 좌석이 매진이 된것은 아닌것 같다.
어른들이 주로 많이 가는 여행코스다보니 비행은 조용히 갈 수 있었고, 다만 여행을 앞둔 셀렘 때문인지 수다를 떠는 어른들이 종종 있긴 했지만 크게 시끄러운 정도는 아니었다. 낮비행이다보니 창밖이 보여서 그걸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 듯 했다. 특히 중국에 도착하기 전에는 아래로 풍경들이 많이 보여서 더 신기하게 생각하신듯하다. 우리 엄빠도 마찬가지였으니까.
4시간정도 비행을 하고 중국에 도착을 해서 긴장한채로 발급된 비자를 꼭 챙겨서 심사를 받으러 가는길. 중국에 온걸 실감나게 하는 어색한 번역의 전광판이 우리를 반겼다.
패키지 신청을 한터라 가이드님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을거 같아서 맘이 촉박했던 우리. 캐리어를 얼른 받아서 나가고 싶었는데 입국심사를 받으로 가기전 갑자기 공항 직원이 아빠를 불러 세웠다. 우리는 엥? 하면서 갑자기 놀랐는데 알고보니 무작위로 사람들을 골라서 코로나 검사를 하는 거였다.
체온 측정을 하는 게이트 바로 옆 사무실로 들어가서 간이 검사를 하고 15분 정도 뒤에 나온것 같다. 사전에 여행후기를 찾아보다가 랜덤으로 검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었던 우리는 '아 이게 그거구나' 했는데 다른 관광객 분들은 굉장히 당혹 스러워 하셨다. 말도 통하지 않고 무작정 오라고 하니 우리가 옆에서 '랜덤으로 코로나 검사 하는거래요~' 이야기를 해드리니 아이고 하면서 따라가셨다.
아빠의 후기를 들어보니 안쪽은 크지않은 작은 그냥 작은 사무실 공간이고 직원들은 많지 않다고 했다. 아빠가 들어가 있는동안에도 계속 사람들이 무작위로 들어갔는데 3~4팀당 한명씩 랜덤이 걸리는것 같다. 아빠가 나오고 어떻게 무작위 추첨에 아빠가 딱 걸리냐고 한참을 웃고는 서둘러 비자를 제출하는 수속을 하고 짐을 찾고 가이드님을 만나기러 갔다.
가이드님을 만나기 전에 미리 공항 화장실을 이용했는데, 중국의 악명높은 화장실 컨디션을 들었던터라 긴장을 했는데 공항 화장실이라 그런가 생각보다 아주 깔끔했다.
도착하자마자 비가 오는 장가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소나기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마치 우리나라 장마철 처럼 주륵주륵 비가 오니 여행 스케줄에 대한 걱정이 컷지만 그래도 이왕 이렇게 된거 즐겨야지 어쩌겠어 하는 생각을 했다.
기사님의 안내를 따라서 타게된 버스. 우리가족 5명은 단독 투어라 9인승벤이 도착하지 않을까 했는데 미니버스도 아니고 큰 버스가 배정되어서 깜짝 놀랐다. 처음에는 너무 과한게 아닌가 생각을 했는데 여행을 하다보니 오히려 비가오는날 좁은 버스나 벤을 탔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생각을 했다. 우리는 넓은 공간에 짐도 널어두고 우비도 널어두고 너무 편하게 이용을 했다.
버스에 올라 공항에서 첫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기사님에게 소개도 듣고 전체적인 일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고, 첫 식사로 김밥도 받았다. 생각보다 김밥이 우리 입맛에 맞아서 맛있게 먹으면서 이동을 했다.
패키지 선물로 들어가 있던 우의와 팔토시도 미리 받았는데, 날씨가 해가 쨍쨍하지 않아서 팔토시는 사용하지 않다가 비에 젖어 추울때 팔에 입었고 우의는 여행기간 내내 잘 사용했다. 재질은 다이소에서 파는 저렴한 재질의 비닐우의 보다는 조금더 탄탄하긴 한데 그래도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튼튼한 우의를 미리 준비해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같이 똑같은 우의를 단체복처럼 입고 다녀서 우리가 서로를 잘 찾고 색도 흰색이라 눈에 띄어서 더 좋았던것 같기도 하다.
버스로 이동하면서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여러가지 서류도 작성을 했다. 패키지가 처음이라 이건뭔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여행객으로 지켜야하는 수칙안내 동의서였고, 그밖에 여행중 일어날지도 모르는 변경된 사항에 대한 합의서는 약간 증거제출 느낌이 강했다. 굳이 이런 번거로운걸 해야하나 싶었는데 가이드님의 설명을 들어보니 여행중 그로 인한 불상사가 많아서 받아두는 거라고 하셨다.
우리는 날씨도 그렇고 우리 컨디션도 그렇고 여행중 일정이 약간 변경되는것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는데 (완전 다른 패키지가 되는게 아니라 순서의 변경정도) 가이드님 현지 상황이나 날씨에 따라 변경을 주면 여행 후에 여행사를 통해서 원래 일정과 다르게 진행 되었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아무래도 그에대한 부분 때문에 서면으로 받아두는 것 같았다.
특히나 선택관광이 포함되어 있지 않는 실속형 패키지의 경우에는 중국에 도착하고 나서 추가금으로 선택관광을 추가하는 경우가 많고 패키지의 구성원이 많은 경우 단체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내가 싫다고 해서 혼자만 쏙 빠질수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컴플레인이 많이 들어간것 같다.
이런 불상사를 사전에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노옵션 노쇼핑 노팁으로 진행을 했는데 합의서까지 받는 모습을 보고 이 부분이 역시 한국 관광객에게는 큰 문제가 되는 부분이구나 느꼈다.
우리는 현지 날씨나 사정에 따라 어느정도의 변경은 괜찮다고 하는 입장이라 스케줄이 삭제되지만 않는다면 크게 변동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혼자서만 다니는게 아니라 가이드님도 같이 이동하는거라 설마 난장판인 동선을 짤까 하는 믿음도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첫날에 비가와서 최대한 실내 스케줄을 몰아서 해보는건 어떠냐고 가이드님 의견을 내주셔서 우리는 아무래도 아침부터 움직이고 비행도 하고 피곤한 관계로 마지막날에 있던 실내 일정을 몰아서 하기로 했다.
군성사석화 박물관
실내일정이라 비가와도 큰 불편함이 없었던 군성사석화 박물관. 첫 일정이라 설렘이 가득했는데 우리가이드님이 아니라 박물관 자체의 가이드분이 계셔서 입구에서 만나서 설명을 들었다.
처음에 들어가자마자 후기로만 보던 낯익은 장면들이 보였고 차근차근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총 2층으로 이루어진 곳이라 둘러보는데 큰 시간이 들지 않았다.
멋진 작품들이 많이 있었고 어떻게 수작업으로 하나하나 만들었을 수 있을까 하는 신기함도 가득했지만 계속 보다보니 점점 감흥이 떨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족은 예술 작품을 보는 여행 취향은 아니라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끝이 나버린 시간이었다.
박물관안에는 여러가지 작품도 전시되어 있었지만 판매하는 작품들도 있었는데 기왓장이나 접시를 꾸며놓아서 판매하고 있는 일종의 상품들이었다. 우리에게 설명을 해주시던 분이 계속해서 그림을 한점 사가라면서 유도를 했는데 끄덕없던 우리가족들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버렸다.
대구에서 왔다고 하니 얼마전에 대구의 농협에 다니는 누군가가 몇백만원짜리를 사갔다고 하고 '우와 이작품 신기하다 하면' 바로 이런 작품은 세계 하나라면서 이정도는 괜찮은 사이즈로 집에 걸어두기 좋다고 하고 끊임없는 구매플러팅이 들어왔다. 하지만 끄떡없던 우리가족이라 박물관 관광을 얼른 마치고 말았다.
토가족풍정원
실내코스였던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서는 토가족풍정원으로 향했다. 비가 계속와서 우산을 쓰면 오히려 불편할 것 같고 우의를 본격적으로 입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비가 오는날 우의를 입고 여행을 하기도 외출을 하기도 참으로 오랜만이라 뭔가 가족들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 그런 느낌이었다.
토가족풍정원은 중국에서 그 수가 6번째로 많은 토가족의 마을을 복구해놓은 민속촌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민속촌과는 느낌이 달랐고 우리가 그 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어서 그저 생소한 풍경과 목조건물을 한바퀴 돌면서 구경하는 수준이었다.
가장 높은 건물까지 올라갔더니 마치 전망대레 오른것 처럼 전경이 펼쳐졌는데 지붕이 아주 정교했고 소박한 마을의 느낌이 느껴졌다. 목조로 된 건물이고 관광형으로 지어진 느낌이라 비오는날은 너무 꿉꿉하고 목조건물 특유의 냄새가 나긴 했지만 잠깐 둘러보는거라 괜찮았다.
군성사석화 박물관과 토가족풍정원을 다녀 보니 장가계 여행에서 꼭 가야하는 곳은 아닌것 같고 그저 패키지 여행에서 일정상 넣어놓은 곳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끼워놓기 코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그정도라는 평가가 끝이다.
천문호선쇼
이른 저녁을 챙겨먹고 저녁 일정이었던 천문호선쇼를 보러간 우리.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해버려서 버스 안에서 쉬면서 대기를 좀 하다가 천천히 입구로 들어갔다. 점점 더 비가와서 이런 날씨에도 공연을 하는게 맞는건가 생각을 했는데 비가 자주오는 장가계의 특성상 폭우가 쏟아지는 기상 이변이 아니고서야 공연을 한다고 한다.
공연을 보러간 날이 첫날이라 잘 몰랐지만 공연장 뒤로 천문산의 하산 케이블카가 보였고 다음날 천문산을 다녀오면서 공연장의 낮 모습도 구경하면서 내려올 수 있었다.
점점 해가지면서 불빛들도 들어오고 공연장으로 가는길도 더욱 매력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주차장부터 공연장까지 큰 광장을 지나가야 해서 주차장에 주차된 우리 버스를 잘 기억해두고 공연장으로 향했다. 우리가 갔을때는 여행 비수기이기도 하고 비도오는 날씨라 주차장에 주차된 차가 많이 없었는데 성수기때는 아주 큰 주차장이 가득 찬다고 한다.
우리의 좌석은 일반석이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오니깐 가이드님이 혹시 원한다면 vip좌석으로 금액 추가를 하고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다. 고민을 했는데 생각보다 1인당 가격이 좀 되었다. 1인 2만원으로 가족모두 더하면 10만원이 되었다. 이미 비를 많이 맞아서 젖어있기도 했고 한시간반 정도 되는 공연에 쓰기에는 아깝다고 엄빠의 만류로 그냥 일반석에 앉아 보기로 했다.
다음날 천문산을 다녀오면서 천문호선쇼 좌석을 지켜볼 수 있었는데 지붕아래에 있는 귀빈석 같은 곳이 vip좌석이고 나머지가 일반석이었다. 우리가 앉은 곳은 빨간화살표 근처였는데 공연 자체가 웅장함과 배우들의 숫자로 장악하는 느낌이라 거리는 크게 중요하지 않아서 잘 본것 같다.
공연은 정시가 되면 바로 시작을 했고 밤에 하는 공연답게 각종 화려한 조명들이 80% 이상을 좌우하는것 같았다. 무대 양쪽에 커다란 스크린이 있고 번역이 되어 있는데 어색한 부분이 많아서 매끄럽지는 않다. 다만 견우와직녀의 이야기를 우리가 세세하게 알아야 스토리를 이해하는게 아닌것 처럼 전체적인 맥락을 아는데는 중요하지 않았다.
공연을 보고난 뒤에는 한번쯤 볼만하다고 생각을 했지만 비오는날 보기엔 역시나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나 비를 맞으면서 밤에 공연을 보게되니 확실히 온도가 떨어져서 미리 외투를 준비하는것도 좋을 것 같았다.
공연배우들의 수로 몰아부치고, 화려한 조명과 안무들로 눈길을 사로잡아서 한번쯤 본것에 대해 후회는 없었다. 다만 5부까지 진행되는 공연이라 너무 길어서 3~4부 정도인 한시간 정도로 좀 짧으면 더 집중을 할 수 있을듯 했다.
우비를 입고 있었지만 비가 오는 날씨라 공연장에서 주는 아주 얇디 얇은 비닐 우의를 하나씩 받아서 마치 이불처럼 덮고 빗물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을 했는데 큰 소용은 ... 없었다.
공연을 모두 끝내고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가는길 최근에 장가계 핫플로 떠오르고 있다는 72기루를 지나가게 되었다. 확실히 화려한 불빛으로 빛나고 있어서 시선을 사로잡았는데 언뜻지나가면서 보기만 해도 사람들은 거의 없고 몇몇 상점들만 문이 열려있었다.
특별히 볼건 없고 전형적인 관광단지 같은 느낌이라 우리는 지나다니며 보는걸로 충분히 만족했다.
오랜만의 가족여행이자 해외여행이라 긴장을 많이 한 첫날이라 정신없이 지나간 장가계 여행이었지만, 패키지 여행으로 진행을 하다보니 확실히 세세한 부분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서 굉장히 편했다.
다만 날씨운이 좋지 않아서 도착하자마자 비가와서 섭섭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본격적인 성수기가 시작되기 전이라 관광객이 많지 않아서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힘들게 대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없었다. 관광지든 식당이든 우리가족끼리 좋은 시간을 보내며 집중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처음으로 떠나본 패키지 여행이 장가계 패키지 여행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하루종을 부상없이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고 편안하게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어서 남은 일정이 기대되는 여행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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